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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투널거리기

인연?

by 곽영전 DS3CUF 2015. 12. 16.

200년 5월 19일...

늦은밤 11시가 넘은 시각에 젊은이 둘이 택시를 탔다.
중간에 한사람 내리고 나머지 한사람은 좀 멀리까지 가잔다.
둔산동에서 실전사거리까지................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휴대폰에 아들놈 문자가 도착했다
"아부지, 뒤에 탄놈 술 취했어요?"
아니 이건 뭐여? 이눔의 자식이 이런 문자를 보내다니.
가끔 지애비 고생한다고 농담조로 분위기 쇄신시켜준다고
장난거는일이 있는지라. 오늘도 그런류이것지 했는데............
내가 답장을 "뭐라고" 보냈더니
어라 이눔이 장난이 아닌 모양이다.
금방 답장이 왔으니 말이다.
"뒤에 탄놈 술 취했냐구요? ㅋ ㅋ"
나는 손님이 내 문자 내용 볼까봐서 한쪽으로 폰을 기울여서 슬쩍슬쩍 보는데.............흠
뒤에 탄 손님은 중간에서 내렸고 앞에 한분 있는데, 이놈의 자식이 뭔 문자인지 통.........
이 자슥이 태권도 사범 자격증과 생활체육교사 자격증인가 뭔가하는 것을
따 보겠다고 17일간의 국기원 연수중인데, 설마 대전에 와서 내차뒤를 따라 다니는 것은 아닐테고.
혹시 낮에 시범 보이다가 잘못 넘어져서 머리통이 어떻게 된건 아닌가하는 묘한 생각도 들고......
엊그제 전화에서 하늘 옆차기 시범을 보였는데, 연수생들이 난리가 났었다고 했으니 그럴수도..
어떻게 그렇게 다리가 찢어지고 폼이 멋있냐고 자꾸만 해보라고 해서 재밌었다나 ...ㅎㅎㅎ
오늘도 그러다가 정신이 워떻게 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이건 문자로 계속 주고 받을 일이 아니라서 전화를 해 봐야 되겠다는 생각에
"손님, 전화 한통 해도 되겠죠? 아들놈이 이상한 문자를 보내와서 말입니다."
했드니
이 손님이 하는말이
"배근이 한테요?" 한다.
이건 뭐여?
아니 손님이 내가 배근이에게 전화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냔 말여?
순간 소름이 팍 돋는 그런 느낌. 흐미~~~~~~~~~~
슬쩍 손님 얼굴을 봤는데, 험악하지는 않고 그냥 포동포동 귀엽고 잘 생긴 청년인데, .........이건 뭐지?
사실은 내 차를 타는 순간 배근이 아버지임을 알았단다.
손님에게 내아들인 배근이는 고등학교때 2학년 3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지난해엔 관저동에서 아들놈과 나를 포함해서 함께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단다.
그래서 아버님 얼굴도 알고 개인택시 하시는 것도 알고...
타는 순간 친구 아버지 인줄 알아 봤다고................
그래서 배근이하고 문자로 대화중이었는데, 배근이가 아버지에게 장난으로 문자한거라고.........ㅎㅎㅎ
그것 참!
할말이 없는지라...
처음부터알아봤으면 아는척을 했어야지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훈계비슷하게 하면서
이제는 우리(택시기사와 손님)가 배근이를 속여보자고 하고...........ㅋㅋㅋ
전화를 했드니 이놈이 금방 받는데............
"뒤에 탄놈 술 취했죠? 아부지 지금 도마동으로 가는중이죠? " 한다.. ㅎㅎㅎ
지 친구놈이면서 내손님의 집이 도마동은 맞는데, 현재의 목적지는 도마동이 아니다. ㅋㅋㅋ
그래서 난 대답하기를
"야 임마, 난 지금 일을 하지 않고 누구하고 얘기하고 있는 중인디 뭔 헛소리냐?"
"어라 내 친구가 아버지 택시탔다고 그러던디요"
"미친놈 일도 하지 않는 택시를 어떻게 탄다냐? 나처럼 멋있는 택시기사를 본 모양이구먼"
"에이 그새끼 잘못본 모양이네요."
"너 잘 지내는 중이지? 부족한거 있으믄 연락하라고 한거 잊지 말거라"
"예 염려 마세요. 그러면 수고하시고요. 친구놈과 연락좀 해 볼께요"
"뭔 연락여 , 짜식아, 지금 내차에 타고 있는디"
"에이 아버지 그럼 그렇지 ㅎㅎㅎㅎ 도마동으로 가고 있는 중이시죠?"
"그건 아니다, 고객의 신상에 대해선 비밀이다. ㅋㅋㅋㅋㅋ"
실전사거리까지 무사히 모셔다 드리게 되었는데.........
아들 친구지만 나에겐 손님으로 모셨기에 ..............
요금은 7400원.
도착하자마자 요금준비한다.
그래서
"요금 줄려면 만원줘야된다."
"예 그럴려고 했어요"
하면서 만원짜리 한장 건네준다.
"그러면 요금은 받았으니 됐고, 후배들 만나서 또 소주한잔 해야 된다며?... 그렇다면 내가 도로 만원을 줄테니 소주값에 보태거라. 대신 앞으로도 내아들과 잘 지내고... 나중에 따로 또 만난다면 예전처럼 쭈꾸미에
소주한잔 또 사마.... 건강하고 공부열심히 하고.. "
"네 아버님, 감사합니다."
참, 우연이지만 묘한 인연인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누가 보건 보지 않건 항상 착하고 정직하게 ..............
스스로에게 부끄럼없을 정도로 그렇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되는가 보다..
이건 진리이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것이기에........... 오늘 다이어리 장식하게 된다.
상대는 나를 알아봤지만, 난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했으니 어이구...............
나이 50에 좋은 경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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